지난해 어린이날을 맞아 보호대상아동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찾아가는 문방구’ 행사에 참여한 최동준 씨 모습 [희망지구 기아대책 제공]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서울 시내 한 주택가. 현관문 앞에는 별다른 표식도 없고 신발장과 거실, 방으로 이어지는 구조 역시 여느 집과 다르지 않다. 다만 이곳에는 부모의 보호를 받기 어려운 아이들 5명이 함께 지낸다. 공동생활가정(그룹홈)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일반주택을 활용해 가정과 같은 환경에서 보호대상 아동이 지내며 사회 진출을 준비하는 보호시설이다.
이곳에서 자립지원 전담요원으로 일하는
오션파라다이스예시 최동준(25) 씨를 지난달 31일 만났다. 현재 약 30명의 자립준비청년을 맡아 도움을 주고 있다는 그 역시 그룹홈 출신이다.
그는 보호시설을 곧 떠나야 하는 청년들이 세상에 홀로 설 수 있도록 준비 과정을 돕는다.
자립준비청년들이 가장 많이 겪는 어려움은 정보 부족이다. 최씨는 “지원 제도가 다양하지만 본인이 어떤 지
한국릴게임 원을 받을 수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주거 지원이나 경제 지원 등 필요한 부분을 파악해 정보를 제공하거나 자원을 연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적인 문제도 빈번하다. 그는 “소비 습관이나 투자로 돈을 잃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며 “전세 사기를 당하거나 무리한 투자로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자산 현황과
한국릴게임 소비 패턴을 함께 점검하면서 스스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31일 서울 강서구 희망지구 기아대책 본사에서 헤럴드경제를 만난 최동준 씨. [희망지구 기아대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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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성사이트 자립준비청년 : 보호조치가 종료되거나 해당 시설에서 퇴소한 지 5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으로서 보호대상아동의 위탁보호 종료 또는 아동복지시설 퇴소 이후의 자립을 준비하는 사람.
☞ 보호대상아동 : 18세 미만으로 보호자가 없거나 보호자로부터 이탈된 아동 또는 보호자가 아동을 학대하는 경우 등 그 보호자가 아동을 양육하
바다이야기하는법 기에 적당하지 아니하거나 양육할 능력이 없는 경우의 아동. 보호조치를 연장할 의사가 있는 경우 보호기간을 25세까지 연장할 수 있다.
과거 시설 옮겨 다니며 생활한 ‘자립준비청년’
동티모르서 해외 봉사하며 나눔의 가치 배워
최씨 역시 과거 그룹홈에서 생활한 자립준비청년 출신이다. 가족의 경제적인 상황이 나빠져서 부모님의 정상적인 양육이 어려워졌다. 그는 7살 때부터 서울과 경기도 곳곳의 시설을 옮겨 다니며 지내야 했다. 때론 일시보호소와 쉼터를 오가야 했다.
최씨는 “일시보호소는 한 번 입소하면 약 6개월 정도 머물 수 있었는데 이후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가 재입소하는 식으로 생활했다”며 “가정 상황이 겹치면서 이사도 잦았고 결국 1년에 두세 번씩 거처를 옮겼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교를 계속 옮겨 다니면서 공부가 많이 뒤처졌다”며 “한 번 뒤처졌다고 느끼니까 점점 더 손을 놓게 됐다”고 말했다.
2023년 동티모르에서 해외 봉사에 참여했던 때의 최동준 씨. 현재는 자립지원 전담요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씨가 취재팀에 제공한 사진.
그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서울 송파구 오금동에 있는 어느 그룹홈으로 옮겼다. 이곳에서 13년쯤 지냈다. 청소년 시절 보금자리가 돼 준 소중한 공간이다. 수녀였던 당시 그룹홈 원장은 함께 생활하며 최씨의 생활 전반을 돌봤다. 그에겐 어머니와 같은 존재였다.
“시설에 있다는 느낌보다 일반 가정에서 지내는 것 같은 분위기가 컸어요. 부족한 것이 있으면 바로 채워주고 또래 친구들과 비교해 위축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신경 써주셨죠. 끼니를 준비해 주시는 건 물론이고 일상의 모든 부분을 챙겨주셨어요.”
2020년 보호종료로 그룹홈을 나가야 할 때가 왔다. 그는 곧바로 취업에 나섰다. 식품 대기업 생산직에 입사해 근무했지만 오래 다니진 못했다. 그는 “반복적인 업무가 많다 보니 나와 맞지 않는다고 느꼈다”며 “생각하고 기획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직무를 바꾸지 않으면 어려울 것 같아 수습 기간 이후 그만뒀다”고 설명했다.
이후 비영리 공익법인인 아름다운가게에서 4개월 인턴십을 했다. 그의 삶에 작은 전환점이 됐다. 매장 운영을 중심으로 물품 정리, 고객 응대, 후원자 관리, 발주 업무 등을 경험했다. 즐거운 시간이었고, 자신을 진심으로 도우려는 존재들에 감사했던 시절이라고 했다. 자신의 인생 경로를 ‘사회복지’로 설정해 보자는 생각에 사회복지사 공부를 시작했다.
그리고 비로소 큰 전환점이 찾아왔다. 동티모르에 해외 봉사단으로 참여한 것. 그는 2022년 말부터 1년쯤 이름도 생소한 동티모르섬에 머물렀다. 최씨는 “동티모르에서 1년 동안 버티면 앞으로 뭘 해도 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며 “내가 지금은 부족해도 다녀오면 더 나은 사람이 돼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으로 가게 됐다”고 회상했다.
지난해 희망지구 기아대책 멘토단으로 마이리얼 자립캠프에 참여한 최동준(왼쪽에서 네 번째) 씨 모습. 청년들이 공익활동가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활동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희망지구 기아대책 제공]
동티모르에서 그는 유치원 선생님이 됐다. 처음에는 현지 언어로 아이들의 이름을 외우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숙소에서 유치원은 차로도 왕복 4시간 거리였다. 1시간 넘게 걸어서 유치원에 오는 아이들도 많았다. 날이 좋을 땐 수십명, 상황이 좋지 않을 땐 겨우 10명만 수업에 참여했다.
최씨는 “직접 부딪히면서 수업을 진행하다 보니 점점 익숙해졌다. 종이접기나 간단한 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에게는 함께한 봉사단원들과의 경험도 인상 깊었다. 최씨는 “같은 조건에서 봉사에 참여했지만 서로 배우고 돕는 분위기였다”며 “자신의 시간을 들여 타인을 돕는 모습을 보며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명절 행사 기획·지방 보육원서 봉사 프로그램 참여
“자립준비청년 돕는 다양한 활동 기획 계속하고파”
최동준 씨가 자립준비청년을 위해 설 명절 행사를 기획해 진행하는 모습 [희망지구 기아대책 제공]
현재 그는 본업과 함께 희망지구 기아대책의 마이리얼멘토단 활동도 병행 중이다. 2년째 지속하는 멘토단에서는 자립준비청년들과 함께 다양한 사회 공헌성 활동을 한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 어려운 청년들을 위해 프로그램을 기획하기도 했다. 최씨는 “설 명절에 갈 곳이 없는 자립준비청년들이 많아 함께 모여 시간을 보내는 행사를 기획했다”며 “식사와 게임 등을 함께 진행했는데 참여자들이 만족해했다”고 말했다.
멘토단과 함께 지원이 부족한 지방 보육원을 찾아가기도 했다. 그는 “지방에는 산속 깊숙이 위치한 보육원도 많다”며 “아이들이 평소 접하기 어려운 물건을 가져가 문방구처럼 직접 고르고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최씨는 향후 자립준비청년들이 실제 변화를 경험할 수 있는 나눔 활동을 확대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멘토단이 주도적으로 기획해 더 다양한 활동을 만들어보고 싶다”며 “청년들과 함께 여행을 가는 프로그램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2025 마이리얼멘토단 발대식에 참석한 최동준 씨 [희망지구 기아대책 제공]
그는 “자립하고 나서부터 인생이 시작됐다고 생각한다”며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살았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공감은 되지만 좋은 영향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봉사 때는 내가 도움을 받기도 했던 입장이었지만 지금은 나로 인해 좋은 영향을 받는 사람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최씨는 “부모님 말씀은 안 듣는데 한 살 위 형이 얘기를 하면 잘 듣는다는 말도 있지 않냐”며 “나도 어렸을 때 내가 좋아할 만한 형이 이런 식으로 나를 방향을 잡아주고 이끌어줬다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릴 때 다양한 경험을 하면 자립 이후 삶이 더 수월해질 수 있다”며 “앞으로도 청년들이 변화를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3월에는 공공정책대학원에 진학해 사회복지 정책을 공부하고 있다는 최씨. ‘나눔은 곧 행복’이라고 강조한 그는 “거창한 일이 아니라도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지속하면 삶의 원동력과 즐거움을 함께 얻을 수 있다”며 “앞으로도 내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꾸준히 이어가고 싶다”고 전했다.